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다 감전돼 숨진 한국전력 하청업체 노동자 김다운(38)씨의 유족이 “너무 안타까운 게 (고인과) 결혼을 앞뒀던 예비신부가 직계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회 한 번도 못 했다”며 울분을 토했다.
고인의 매형 A씨는 “마지막으로 안아본 게, 화장터에서 납골함을 끌어안은 게 마지막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. 이어 “(예비신부도) 너무 힘들어하고 매일 꿈에 (고인이) 나타나서 펑펑 울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(한다고) 저희랑 얘기를 나눈다”고 밝혔다.
김씨는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여주의 한 신축 오피스텔 인근 전봇대에서 전기 연결 작업을 하던 중 2만2000볼트 고압 전류에 감전 당했다. 당시 김씨는 절연 장갑이 아니라 일반 면장갑을 착용한 채 홀로 작업에 투입됐다.
또한, 사고 직후 의식을 잃은 상태로 30분이나 전봇대에 매달려 있었다.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, 상반신 대부분에 3도 화상을 입었고 결국 패혈증으로 사고 19일 만인 같은 달 24일 숨졌다.
고인이 올해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. 고인은 사망 전 예비신부와 “사랑한다”는 메시지와 “일 끝나고 얼른 집에 가겠다”는 통화를 주고받았다.
A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“119 구조대에서 한전 측에 근처에 있는 활선차량을 빨리 보내달라고 요청해, 한 15분 후에 차량이 도착했다. 그런데 이 활선차량이 (고인이 매달려 있던) 해당 높이까지 올라갈 수 없는 차량이라 더 높은 차량을 요청해 부르는 데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됐다”고 설명을 덧붙였다.
A씨는 사고 직후 한전이나 하청업체로부터 김씨가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연락 역시 받지 못했다며 분노했다. A씨는 “최초 연락을 한전이나 하청업체에서 받은 게 아니다. 어처구니가 없다”며 “사고 1시간 후 다운이의 전 직장 동료한테 연락을 받았고, 이때까지 한전이나 하청업체에서는 저희 가족한테 연락조차도 없었다”고 했다.
이어 “화상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60대 무명남으로 분류가 돼 있었다. 그래서 동생임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과 신체적인 특징 등을 확인했다. 사고 이후 거의 3시간이 지났었는데 동의서 하나 못 받고 거의 방치돼 있었다”고 전했다. A씨는 “사고 당일 ‘도대체 어떻게 사고가 났길래 이지경이 됐냐’고 물어도 업체 직원들은 ‘저야 모르죠. 119가 알아서 했으니까’, ‘눈에 뭐가 씌였는지 작대기만 올리면 되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’는 말만 되풀이 했다”고 말했다.
이어 “원청, 하청을 떠나서 관리감독이 돼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. 한전에서 하청한테 이런 어려움과 문제를 떠넘기며 꼬리자르기 한다는 생각이 든다”고 분노했다.
사진출처 _ MBC